[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연일 계속 이어지는 폭염에도 돌봄서비스는 멈출 수 없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부평·강화·미추홀종합재가센터는 요양보호사들에게 폭염 대비 용품을 지원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6일 부평종합재가센터 요양보호사 A(52) 씨가 일하는 집안의 실내온도는 33℃를 가리켰다.
기온은 그 전주보다 약간 내려갔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는 탓에 습도가 높아 요리하는 데 땀이 뚝뚝 떨어졌다.
주말용 반찬만 4~5가지를 만들어야 하는 금요일엔 더위로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이용자 집안에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걱정에 어쩌다 한번 바람을 쐰다. 이번 여름엔 세 번 켜졌다.
A 씨는 “더위가 극심할 때는 어지러워서 눈앞이 흐려질 때도 있지만 선풍기 바람에 기대 겨우 참는다”며 “이용자가 뇌전증이 심해 요리를 할 수 없어 매일 밑반찬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끼니를 걸러야 한다.
덥다고 돌봄을 멈출 수 없으니 여름이 빨리 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미추홀종합재가센터 요양보호사 B(56) 씨가 지원하는 어르신은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난다. 고관절 골절에 시각장애가 있어 집 안에서도 거동이 어려워 선풍기는 어르신에게 고정해놨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에 원룸이라 창문을 열어둬도 환기가 제대로 안 되니 어떤 날은 실내온도가 35℃를 넘나든다.
휴대용 선풍기로 땀을 식혀보지만 더위가 심할 땐 택도 없다. 지난달엔 센터에다 “얼굴이 원숭이가 됐다”고 메신저를 보냈을 정도다.
지난해 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은 일정 기준에 따라 측정한 온도가 31℃ 이상인 곳에서 일할 때 △적절한 온·습도 조절 장치 설치·가동 △작업시간대 조정 등 폭염 노출을 줄이는 조치 △적절한 휴식시간 부여 등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자가 원하는 시간에 주거지를 방문해 일해야 하니 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있어도 대상자 동의없이 마음대로 이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종합재가센터 세 곳은 본격적인 무더위를 시작하기 전 지난 6월 말 요양보호사에게 냉감 팔토시·티셔츠를 지급했다.
법은 휴식 시간을 부여하기 어려운 작업이라면 개인용 보냉장구, 냉방·통풍장치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재인 미추홀종합재가센터장은 “현장마다 상황이 다른데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요양보호사들에게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임시방편이지만 보냉장구를 지급하고 있다”며 “앞으로 폭염이 날로 심해진다고 하니 요양보호사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