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국가유산청은 8월 14일 개최된 경제관계장관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수도권 국책사업의 매장유산 발굴조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쟁점사항을 현장에서 바로 점검해 조정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시범운영해온 ‘합동지원단’의 활동을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고,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행정기관의 계획 수립단계에서 국가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검토하고 조정하는 ‘사전영향협의 제도’를 본격 가동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6월부터 수도권의 대규모 택지개발 등 주요 공공사업의 발굴현장에서 국가유산청과 사업시행자, 자문단이 현장에서 쟁점사항을 바로 점검해 조정하는 ‘국가정책사업 발굴현장 합동지원단’을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이 합동지원단 활동을 9월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수도권 지역의 대규모 개발사업 현장에서 합동지원단을 운영하면서 발굴조사에서 나타난 쟁점을 현장에서 조기 정리하고, 조사 범위와 방법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통한 긍정적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에 따른 확대 조치이다.
이전에는 개별 현안에서 임시 협업 형태로 합동지원단 활동과 유사하게 운영되기도 했으나, 앞으로는 국가유산청이 직접 총괄하는 상시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며, 제도의 지속적인 운영과 개선을 위한 표준 절차를 마련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신속하고 예측 가능한 행정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매장유산 유존지역 정보고도화 사업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계획 수립 시 유물산포지 등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함으로써, 대규모 국책사업이 아니더라도 관련 행정을 미리 알 수 있도록 하여 사업계획 수립과 조정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매장유산 보호와 원활한 개발사업 추진과의 균형을 위해 발굴조사가 부분적으로만 완료됐더라도 특이사항이 없으면 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완료 인정을 확대하고, 실제 매장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사업구역에 대하여 발굴조사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며, 관로 매설 등 소규모 공사의 경우 굴착공사 시 매장유산 유무를 확인토록 하는 참관조사로 대체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여 운영하고 있다.
'국가유산영향진단법'시행으로 도입된 사전영향협의는 대규모·공공 개발계획의 확정 이전 단계에서 국가유산과 관련한 핵심 쟁점을 미리 선별하여 조정함으로써, 인허가 단계에서 일어날 설계변경과 지연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신규 제도로, ‘사후 제약’의 규제를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국가유산 관련 규제개혁의 핵심 장치다.
이렇게 하여 사업자는 행정예측이 높아지고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게 되며, 공공은 국가유산의 가치와 경관을 선제적으로 지켜낼 수 있게 된다.
보물인 '안양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인접한 공공재개발의 경우 사전영향협의를 통해 당초 계획에서 국가유산과 가까운 부분의 높이를 낮추고, 삼성산이 잘 보이도록 배치를 선(先)조정했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이후에야 발생하던 변경·지연 위험을 계획 단계에서 미리 해소한 사례다.
매장유산 관련 규제 개선과 사전영향협의 도입 등은 규제를 ‘덜’하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규제를 개혁하되,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한다.”는 수요자와 현장을 중시하는 정부의 행정철학을 국가유산 분야에서 구현한 것이다.
국가유산에 대한 규제개혁의 키워드는 ‘사전에’, ‘간단하게’, ‘예측 가능하게’로 집약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개발과 보존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빠른 처리와 함께 행정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등, 걸림돌 규제라고 인식되던 국가유산 관련 규제를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