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보영 기자 ] 서울 중구가 자치구 최초로 다문화가족을 위한 동별 커뮤니티 ‘다(多 )이음’을 구성하고 지역사회의 따뜻한 연결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다(多)이음’은 ‘다문화가족을 이음’이라는 뜻이다. 관내 다문화가족 비율이 높은 상위 5개 동(황학, 신당, 약수, 다산, 신당5)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다이음은 동별 15명 이내의 소규모로 구성된다. 월 1~2회 정기적으로 모여 생활정보, 자녀 양육 고민 등을 나누거나 함께 문화·교육 강좌 등을 수강한다. 이웃 간 교류를 통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시간을 쌓고, 타국 생활의 애로사항과 자신만의 한국 생활 꿀팁도 나눈다.
프로그램은 각 동마다 지역 특성에 맞춰 진행한다. 지난 1일 다산동에선 원데이클래스와 접목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일본,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5가족, 10명이 모였고 강사와 함께 호접란과 산호수를 심으며 소소한 정원을 가꾸는 시간을 가졌다.
15개월 자녀와 함께 참여한 사이○○ 씨는 “한국에 온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이웃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필리핀 국적 배우자를 둔 박○○ 씨는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게 됐고, 공감이 생기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구가족센터와 함께 지난 16일 5개 동의 모든 다이음 구성원을 한데 모아주는 만남의 자리도 기획했다. 다문화가족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첫 만남의 어색함도 잠시 이들은 금세 친목을 다지며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겪는 문화적 어려움, 교육 관련 고민을 나눴다. 앞으로도 다이음은 홀수 달에는 동별 모임(문화강좌와 멘토링 등)을, 짝수 달에는 중구가족센터와 연계해 학부모교육과 취창업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5년 1월 제공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구 전체 인구 127,576명 중 다문화가족원수는 3,455명으로 비율은 2.71%(2023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 자치구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에 구는 다문화가족에게 꼭 맞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공해 이들이 생활의 안정을 넘어 이웃과 함께 어울리며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한국에 온 지 오래됐더라도 이들에겐 여전히 하루하루가 낯설고 어려운데, 기존 프로그램은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던 실정”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이들에게 도움이 될 정책을 고민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다문화가족은 우리 이웃이자,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구성원”이라며 “앞으로도 중구에 잘 정착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곁에서 든든하게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