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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미래

농촌진흥청, ‘짠 곳에서도 성장’ 식물 유전자, 배추 적용해 내염성 확인

걸프만 습지에 서식 중인 식물 ‘비에너티아’ 유전체 해독해 배추에 적용

 

[ 한국미디어뉴스 김선근 기자 ] 농촌진흥청은 걸프만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 ‘비에너티아’의 유전체를 해독한 후 비에너티아가 가진 내염성 유전자 HKT1의 특성을 분석하고 배추에 적용해 배추의 내염성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내염성은 높은 염분 농도에 대한 식물의 저항성을 뜻한다.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며 토양 내 염분의 농도가 올라 세계적으로 내염성 작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내염성은 식물 생장에 깊이 관여해 열해(고온해)에 이어 식량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두 번째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은 고위험‧고수익형 실용‧학술 분야 연구과제를 추진하는 우장춘 프로젝트를 통해 비에너티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식물을 연구할 때 많이 이용하는 애기장대에는 내염성 유전자 HKT1가 1개 있으나, 비에너티아에는 모두 3개(HKT1;1, 2, 3)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는 칼륨 수송체로서 세포 내 과잉된 소금을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애기장대의 HKT1와 비에너티아의 HKT1;1은 발현 특성이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HKT1;2, 3은 염분 농도에 따라 각각 최대 4,000배, 150배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에너티아는 3주간 300밀리몰(mM) 염 용액에서도 성장했다. 그러나 애기장대는 2일간 300밀리몰 염 용액에서 노랗게 변색 후 죽었다. 비에너티아는 염분이 없을 때보다 100밀리몰 염 조건에서 더 잘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HKT1 중 염 조건에 가장 높게 발현했던 HKT1;2를 배추에 적용한 후 염 농도 150밀리몰에 7일간 노출했다. 일반 배추는 노랗게 말라 죽어갔으나 HKT1;2를 적용한 배추는 잘 자랐다. 유전자 발현 연구를 통해 HKT1;2가 적용된 배추는 뿌리로 들어오는 소금을 뿌리 세포 내 액포에 저장하고 잎에서 남는 소금은 뿌리 밖으로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Froniters in plant science (IF=6.627)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현재 이 유전자를 적용해 2세대 벼를 키우고 있다. 1세대 벼는 배추보다 높은 내염성을 보인 바 있다.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권수진 과장은 “최근 기후변화의 심화로 내염성 작물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내염성 작물 개발의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