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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모두의 보훈

 

[ 기 고 ]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임시정부 설립 주체인 임시의정원이 ‘대한민국임시헌장’을 공표하면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임시정부의 정통성은 헌법에 새겨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가오는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기리고 독립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한 국가의 공식 기념일인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다.

 

대한민국은 1945년 해방 이후 100년이 채 흐르기도 전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짧은 시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명목 GDP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한국인은 세대별로 성장 배경이 다르고, 다른 가치관을 공유하게 되었다. 산업화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386세대, X세대와 밀리니엄 세대, 그리고 오늘날 MZ세대까지 각 세대마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겪으며 각자 다르게 성장했다. 특히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나라는 결코 가난하고 약한 나라가 아니다.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넘어선다는 IMF 전망과 K-팝·K-드라마 등 K-시리즈는 경제적·문화적 열등감은커녕 우월감까지 느껴질 정도다.

 

국내에서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역사학자 E.H.카는 역사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기록으로서의 역사라고 했다. 과거와 현재의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연하게 현재 사회의 잣대로 과거를 바라보게 되는데, 현재는 변화를 계속하기에 동일한 과거의 사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계속하여 변한다. 풍요로움 속에 성장한 게 현재라면 그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재조명하고 기억하는 것이 보훈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대량으로 소비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눈은 높고 입맛은 까다롭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덕분에 정체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사회 또는 개인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인가 하는 문제는 암탉과 달걀에 관한 문제와 같다. 어느 것이 정답이든 사회와 개인은 분리될 수 없다. 그것들은 서로에게 필수적이고 보완적인 것이지 대립적인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독립 후에도 그 정통성을 이어가는 것은 김구와 여운형 등 몇몇 위대한 독립운동가들의 선의만으로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들과 같은 시대정신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수많은 대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아가 미래에 맞닥뜨릴 수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은 보훈이다. 특히 올해 국가보훈부의 정책방향이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개인·기업·단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모두의 보훈’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국민들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인천 보훈지청 보훈과 윤승록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