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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서열화 완화 방안, 국가교육위 정책연구

-입학성적으로 본 서열 실태, 대졸자 노동시장 분석, 지역인재 채용 효과 등 살펴 

-김문수 의원, “대학서열화 해법, 국교위 10년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의제 되어야” 

 

 

[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본고사 시기부터 최근까지 입학성적으로 본 대학서열 실태, 대졸자 노동시장과 서열 정도 등을 살핀 정책연구가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에게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정책연구로 ‘대학 서열화 완화 방안’이 수행되었다. 기간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6월까지이고, 연구비는 5천만원이다. 200쪽 넘는다. 

 

“대학명에 따른 서열 문제에 더하여 2000년대 이후에는 새로운 전공 서열 현상이 강화”된다고 밝힌 연구는 대학 서열 현상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도모한다. 역대 정부의 정책을 살피고 사회과학자, 취업 전문가, 고등학교 교사, 대학생 등 관련자 인식을 파악한다. 

 

연구는 이어서 본고사 시기부터 학력고사 시기를 거쳐 최근 2023년까지, 입학성적으로 본 시대별 대학서열의 실태를 분석한다. “과거에도 명문대 선호가 있었고 입학성적으로 본 서열은 있었지만, 서열이 본격적으로 굳어진 것은 학력고사 이후로 볼 수 있다”며, “기준이 하나일 때 서열이 드러나기 쉽다는 사실은 강한 시사점”을 준다고 밝힌다. 

 

현재 양상에 대해서는 “상위 10위 내의 공고한 순위는 과거보다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존재”한다며, “지역 대학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은 대학 서열의 문제에서 상위권 대학의 문제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한다. 

 

2017~2022년도 졸업생취업조사 통계 자료를 활용한 대졸자 노동시장 분석에서는 “종합적으로 임금에서 서열 고착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전공계열은 인문, 사회, 자연, 교육 등 네 개 계열로 압축되나, 이런 계열에서도 5위권 밖에서의 서열은 고착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학이나 의약계열과 같은 많은 일자리가 제공되고 취업의 질이 높은 전공에서 대학 간의 서열 문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피력한다. 

 

전공서열의 양상, 지역 대학과 지역 일자리, 대졸자의 지역 이동과 임금에 대해서도 촘촘한 분석 결과를 밝힌다. 임금 상위 10위 이내 전공을 표로 보여주기도 한다.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10개 전공은 6년 모두 의약계열과 공학계열에서 나왔으며 14개 전공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의대 쏠림이 떠오른다.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인재 채용에 대한 통계분석은 2010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기대와 다르게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는 지방대학 졸업생의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해 연구는 다양한 추론을 제시한다. 

 

서열 완화 방안과 관련하여 연구는 “상위에 속한 수도권 사립대학에 대해 무리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서울대와 다른 지역 국립대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추구하는 것이 나으리라 판단”된다고 말한다. “서열 완화 방안은 수평화와 다양화를 지향하는 입시제도의 개편과 고등교육의 질, 특히 지역대학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대학에 대해서는 “학생 지원 강화와 특성화에 기반한 국립대학 시스템의 구축, 지역의 과학기술대학과의 연계 등을 통해 우수인력 확보와 교육의 질 제고를 도모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한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김문수 의원은 “대학서열화 또는 고착화된 서열은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형평성을 위해 풀어야 할 핵심 문제이자 어려운 문제”라며,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서열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연구자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적절한 정책연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서 “대학서열 해소나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정책연구 외에도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다”며, “국가교육위원회는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전문가 및 국민과 머리를 맞대고 숙의해야 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풀어야 할 대표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책연구 보고서는 이렇게 문을 연다. 

 

 

한국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가 대학의 서열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만연한 학벌주의로 인한 입시 경쟁 과열화로 한국의 유아-청소년들은 매우 이른 연령대부터 지나친 학습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다. 변별력이라는 압박에 강요받는 이런 학습이 과연 미래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대학의 입장에는 더 좋은 교육을 위한 노력과 관계없이 결정되는 서열로 인해 특성화된 교육을 위한 대학 간의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대학 서열의 완화는 이런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방안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대학 서열의 완화를 통해 과열 입시 경쟁으로 인한 학생/학부모의 부담이 완화되고, 대학 간에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건전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서열이라는 현상 자체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컨대, 과거에는 대학명에 따른 서열이 문제였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새로운 서열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대학명에 따른 서열에 추가되어, 의대를 정점으로 하는 전공의 서열화 현상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과 전공의 서열이 노동시장의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