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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천세종병원 박준수 과장(정형외과), “어깨 회전근개 파열, 병을 키우지 마세요”

-회전근개 파열 :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고령·여성에게서 주로 발병

-시술 및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 가능, ‘참지 말고 제때 병원 찾는 게 핵심’

 

[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늙어서 그러려니 포기하고 있었는데, 쌩쌩해진 어깨에 새 삶을 찾은 것 같습니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A씨(73·여)는 평생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치열한 사회생활은 안 해봤어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가정을 돌봤다. 평범했던 어느 날, 갑자기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특별히 심한 운동을 하거나, 어디 부딪친 것도 아닌데 의아할 따름이었다.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포기하고 지내길 몇 년, 이제 팔이 올라가지도 않을 정도로 어깨 상태가 악화됐다. 수소문 끝에 찾은 인천세종병원 척추관절센터. 진단은 놀라웠다.

 

어깨를 돌리게 하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파열된 것이다. 조금 찢어진 것도 아닌, 회전근개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 터져 있었다. 파열된 근육을 붙이기엔 너무 늦은 상황. A씨는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마침내 팔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됐다.

 

A씨는 “늙으면 으레 몸이 불편하거니 하고 살았다. 조금 더 일찍 병원에 가 치료받을 걸 후회가 막심하다”면서 “무릎 인공관절 얘기는 많이 들었어도 어깨 인공관절은 생소했는데, 다행히 치료가 잘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 사는 B씨(54·여)의 상황도 마찬가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어깨통증을 참기에만 급급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진통제를 친구로 삼았다. 그러길 몇 년,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특히 밤에 눕기만 하면 통증은 더 심해졌다. 참다못해 찾은 인천세종병원 척추관절센터. 회전근개가 찢어진 게 확인됐다. B씨는 관절 내시경을 보면서 어깨뼈에 봉합 나사를 고정하고, 찢어진 힘줄을 실로 떠서 온전히 꿰매는 수술(회전근개 봉합술)을 받았다. 수술 후 몇 개월, 어깨에 작은 흉터만 남고 더는 통증은 없다.

 

B씨는 “살다 살다 이런 통증은 처음 느꼈다. 넘어지거나 부딪친 것도 아닌데, 내 몸이 이렇게 망가지다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나처럼 ‘늙으면 아픈 게 당연하지’하는 생각은 버리고, 문제가 있다면 얼른 병원부터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깨 환자의 기하 급수적 증가와 함께 고령 및 여성에게서 ‘회전근개 파열’이 이슈가 되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무리한 사용 또는 외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줄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어 파열로 이어지는 퇴행성 원인이 가장 많다. 여성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으며, 단순히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주사 치료만 유지하다 결국 힘줄 파열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무작정 참으며 병을 키우기보단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즉시 찾아 제때 치료할 것을 강조한다.

 

■ 회전근개 파열이란?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는 견갑부와 팔을 연결하는 어깨를 둘러싼 네 개의 힘줄로, 팔을 들어 올리거나 어깨를 돌리는 기능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이 힘줄 자체가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운동범위가 줄어든 현상을 말한다. 어깨 관절을 이루는 관절 주머니가 쪼그라들어서 어깨의 관절 범위가 줄어드는 것이다.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오십견이 발생하기도 하고, 오십견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어깨 힘줄에 염증이 악화되면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하기도 한다.

 

당뇨, 갑상선 질환, 유방 질환, 외상 등 다양한 요인이 오십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들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어깨 통증이나 범위 감소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인천세종병원 박준수 과장(정형외과)은 “단순히 오십견으로 생각해 약물 및 물리치료만 반복하고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깨가 굳고 풀림이 반복될 수 있으며, 점점 주사 등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며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된 오십견에서는 반드시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치료를 해야 전반적인 기능 향상과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발병 원인 및 증상, 대상

 

 

회전근개 파열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과도한 어깨 사용 혹은 외력으로 인한 외상성 파열의 비율은 비교적 적은 편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은 대부분 50~70대에서 발병한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데, 호발 연령에서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모로 누우면 어깨 통증 ▲밤에 누우면 아픔(야간통) ▲옷을 입기 힘듦 ▲운전석에서 뒷좌석 물건을 잡을 수 없음 등이 있다.

 

심할 경우 한 번 통증이 발생한 뒤 팔을 몇 초간 쉬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거나, 화장실에서 용변 처리하는데 어렵고, 아예 팔을 들지 못할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파열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파열 크기가 커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추후 치료 과정을 밟더라도 수술 범위·크기가 커지면서 회복 과정 자체가 길어질 수 있다.

 

■ 회전근개 파열 치료법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 크기를 기준으로 소·중·대·광범위 파열로 나뉜다. 일괄적으로 회전근개 봉합술을 하는 게 아니며, 파열 양상, 환자의 나이, 활동 정도, 동반 질환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작은 부분 파열일 경우, 염증을 줄이기 위한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 또는 힘줄 재생을 위한 콜라겐 치료를 우선으로 한다.

 

전층 파열일 때는 수술을 고려한다. 파열 양상에 따라 관절경 하 회전근개 봉합술, 건 이전술, 상부 관절낭 재건술을 시행하며, 고령의 환자에게서 힘줄의 파열이 아주 큰 광범위 파열이라면 역행성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인천세종병원 척추관절센터는 회전근개 파열을 치료하는데 관절경 등 최소 침습 접근법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시간과 출혈을 줄이는 한편,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수년간 축적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후 회복 시기별, 환자 맞춤형 등 최적의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세종병원 박준수 과장(정형외과)은 “수술을 지연하면 부분파열은 전층 파열로, 전층 파열 안에서도 작은 파열이 큰 파열로 진행하는 등 병을 키우게 된다”며 “흔히 하는 약물, 주사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정밀 진단을 통해 이에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많은 환자가 ‘시급한 수술인지’ 물어본다”며 “수술 시점부터 회복 과정은 시작되는 것이다. 수술 후에도 충분한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해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제때 치료를 시작하면 그만큼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